태도에 관하여
태도에 관하여 | 임경선 | 한겨레출판 | 2015
생각이 행동을 유발하지만 사실상 행동이 생각을 예민하게 가다듬고 정리해준다.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을 때는 일단 그 상황에 나를 집어넣어보는 것이 좋다. 가장 확실한 리트머스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용기는 그래서 필요하다. p.19
이런 '세상은 원래 그래' 같은 명제에 나는 어쩐지 반항하고 싶어진다. 지금으로서는 그 반항과 저항의 방식이 기왕이면 창의적이고 지속적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건 그것대로 괜찮은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p.145
과거의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 공허해질 만큼 지금의 시스템은 개인을 도와주지 못하고 있지만, 그런 타고난 것이 있든 없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내 인생을 좌우한다는 점은 앞으로도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p.166~167
작은 것은 흘려보내고 큰 것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도 챙겨야 나중에 큰 것도 챙길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담합의 유혹에 내가 설득당할 때, 잘못된 관행은 점점 고착될 수밖에 없다. p.219
예전에 아무리 절친했다 해도 현재 같이 있을 때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애써 절친이라는 간판을 유지할 이유는 없다. '옛날에 친했던 친구'의 포지셔닝으로 충분하다. p.222
사람들은 '도와주고' 싶지, '이용당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이렇게 가까운 사이인데 이 정도 부담 없는 부탁도 안 들어줘?'처럼, 부탁하는 사람이 너무 당당하면 노력은 내가 하면서도 만만한 인간 취급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진다. '이 정도 부탁은 당연히 들어주겠지?'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부탁했다면 애초에 실수다. 사람들 사이의 상호 의존에 필요한 것은 섬세함과 세심함이다. 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