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을 팝니다
느낌을 팝니다 | 우에노 지즈코 | 나일등 옮김 | 마음산책 | 2016
부모를 잃은 친구가 말하길 "부모를 여읜다는 것은 죽음과 자신 사이에 놓여 있던 가로막이 없어지고 허허벌판에 내던져지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p.16
시대를 불문하고 리더가 어리석으면 나라가 망한다. p.40
학문이란 결국 살아 있을 때 하는 소일거리, 본인의 만족감이 최우선... p.55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무엇을 하고 싶지 않은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p.66
누구와 언제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중에 친구가 된 사람들을 만약 이십대 때 만났다면 친해지지 못했을 것이다. p.147
청춘이란 그걸 통과하고 있는 이에게는 전혀 고마운 것이 아니며, 다만 뒤돌아보았을 때만 가슴을 아리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p.149
천재란 누구와도 닮지 않았다는 뜻이다. p.162
나는 여성 작가의 소설 가운데 출산 소설이나 육아 소설이 없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아마 이 시기에는 여유도 없을 뿐 아니라 성찰이나 자문과는 무관한 전력 질주의 시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애를 낳아본 적도 없고 키워본 적도 없는 나는 추측할 뿐이다 p.171~172
삼십대에는 '오늘의 비상식은 내일의 상식!'을 구호로 삼았다. 그 반대 역시 성립한다. '오늘의 상식은 내일의 비상식'도 참이다. p.179
시간과 경험이 이 사람의 '현재'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사귀어야 하는 것은 이 사람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여야 한다... p.214
타인의 심술이나 빈정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천진스럽지도 않으며, 실패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깐깐하지도 않다. 겉모습과 속마음이 다른 것은 당연하고 사람의 말에는 이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겉과 속이 같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무지에 따른 둔감함보다는 의식적인 악의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p.238
세상과 남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 덕에 뜻하지 않은 은혜를 입기도 한다. 남이 기대 이상으로 선의를 베풀어 주었을 때의 기쁨. 세상이 내 기대 이상의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줄 때 느끼는 고마움. p.238
젊었을 때부터 친구였던 사람들도 단순히 옛날부터 아는 사람이라서 친구인 것이 아니다. 인생의 고비 때마다 그 사람다운 선택을 거듭하면서 걸어온 궤적에 대해 존경과 공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정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자연스럽게 거리가 벌어지게 된다. p.24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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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의 저자 우에노 지즈코의 산문집.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는 아직 안 읽어봤고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은 요즘 읽는 중이다. 또 무슨 책을 썼나 하고 봤더니 뜻밖에도 검색되는 책이 거의 없었다. 알고 보니 이름이 '우에노 치즈코'와 '우에노 지즈코' 두 개로 옮겨진 바람에 생긴 결과... 이런 건 제발 좀 통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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