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허지원 | 홍익출판사 | 2018
어떤 사람이라도 매일매일 위아래로 끊임없이 요동치는 자존감을 끌어안고 살아갑니다. 아무리 자존감이 높아 보이는 사람이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어떤 날은 자존감이 바닥끝까지 가라앉는 경험을 하면서도 그저 버티며, 꾸준히, 살아갑니다. p.22~23
우리의 뇌는 이렇게 누군가의 칭찬을 받으면 이를 보상적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자기개념으로 연결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칭찬을 받고 기분이 좋아졌다면 이를 편안하게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칭찬을 받거나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반사적으로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좋지 않은 습관에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p.24~25
자존감 높아 보이는 가면 하나쯤 가지고 있어도 되고, 타인에게 친절하고 사회성 좋아 보이는 가면이 있어도 됩니다.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면, 그런 가면은 얼마든지 가져도 됩니다. 우리의 가면은 낮은 자존감에서 오는 가식도 아니고,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는 위선도 아닌,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기능이고 기술입니다. p.34~35
"계급장 다 떼고, 소위 '스펙'을 하나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과 마주했을 때,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가 곧 자존감입니다." p.71
우리는 삶의 모든 과정에서 타인의 인정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일이 불가능한 것은 차치하고, 애당초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어차피 서로의 기억은 엇갈리고 서로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마음 안에서 시시각각 바뀝니다. 어느 날은 친구와 말이 잘 통할 때가 있고, 어느 날은 조금 낯설 때가 있듯이 말입니다. p.91
일이나 사랑, 자녀 양육이나 결혼의 실패가 우리의 가치를 낮추나요? 아닙니다. 아프리카 속담처럼, 내 안에 적이 없으면 세상의 그 무엇도 우리를 해치지 못합니다. p.114~115
이상적인 자기를 설정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중요하겠지만, 사실 굳이 설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이 높은 성취를 이룬다면 그건 좋은 일이겠지요. 그러나 그런 성취가 없다고 해도, 당신의 가치가 내려가는 일은 없습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또한 이상적 자아를 설정해두었다면 그것이 현실의 자아와 언젠가는 수렴되기를 바라며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항상 하는 말이지만, 아니면 말고요. p.136
나의 존재감이나 가치감을 누군가 건드린 것 같아 불쾌한 짜증이 치밀어 오를 때면 '아, 나 또 이러고 있네' 하고 세상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 정도 아니에요.
설령 누군가 악의를 가지고 빈정거리더라도 그런 이야기들로 당신의 가치가 훼손될 수 없음을 나 자신과, 타인에게, 분명히 알리세요. 그 무례에 기꺼이 휘말려 들지 마세요. p.151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고 애쓰기 시작하는 그 결정적인 순간을 경계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위하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어느 순간 악착같이 애를 쓰고 있어야만 자신이 보호되는 상태라면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p.156
'왜?'가 어디 있어요, 그냥 하는 겁니다.
다들 되게 생각 있어 보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삶에 뭔가 큰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믿음은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기는 기능적 요소라기보다는 상처 입고 고단했던 자기애가 남긴 하나의 증상 같은 것입니다. p.171
지치지 말고, 꾸준히 내게 좋은 일을 만들어 내거나, 내게 좋은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면 충분합니다. p.182
우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실패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일하는 장면에서,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장면에서,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겠지요.
그때마다 우아한 쇠퇴, 우아한 실패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점차 늘어갈 당신의 회복탄력성을 자원 삼아, 실패한 이 지점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기를 바라는지 거리르 두고 생각할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p.187
기대하세요.
내일의 날씨, 이따가의 점심 메뉴,
오랜만의 시내 외출, 개봉할 영화와 새로운 드라마.
또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실패에도 다시 일어나는 힘은 지치지 않는 기대에서 나옵니다. p.191~192
가장 이상적인 연애와 결혼은 분리(독립)와 융합(의존)이 순간순간 유연하게 이루어지는 관계입니다. 더욱이 부부는 육아 문제에서 시댁이나 친정 문제, 경제 문제에 건강 문제까지 뒤얽히면서 순식간에 병리적 융합체가 되어 버리기 쉬우니 말입니다.
당신 인생의 반을 사람으로 채우려 하지 마세요.
그게 누구든 말입니다. p.194
직업이나 성취는 당신의 조각들 중 한두 개를 구성할 뿐입니다. 책임감은 가지되, 직장에서의 성취로 자신을 말하려 하지 말아요. 그것도 자의식 과잉입니다. 불필요한 감정노동에 휘말려 소진되기 쉽습니다. p.200
저는 학생들이나 내담자들에게,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할 결심을 한다면 적어도 네 번의 계절을 다 돌아본 후에 결정하라 말합니다. 사랑스러운 기억들을 축적할 기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네 번 이상의 계절을 거치는 동안 아름다운 기억들을 견고하게 쌓아두어야 앞으로 살면서 고난을 함께 해결해 나가고, 싸움을 생산적인 방향의 논의로 진전시킬 심리적 자원이 저장됩니다.
따스하고 귀여운 기억들을 잔뜩 쟁여두세요. 삶은 참 고단하지만, 그런 기억들이 당신의 싸움을 적정한 수준에서 멈추게 하고 불필요한 분노를 사그라지게 하며 당신의 사람을 안전하게 지켜낼 것입니다.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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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유의 제목이 많아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팟캐스트 '책읽아웃' 덕분에 발견!
방송을 먼저 듣고 책을 나중에 읽었더니, 책 읽는 동안 음성 지원이 되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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