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25
#7월을 앞두고
6월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한강 피크닉으로 시작해 피아노 연주회, 9월 결혼을 앞둔 친구의 파혼, 사촌동생 결혼식, 부모님과 남친의 어색한 식사 자리까지ㅋㅋㅋ
친구의 파혼 사유는 다름아닌 ㅅㅁㅁ. 인터넷으로 보던 쓰레기의 사연을 현실에서 접하며 나까지 여러 밤을 눈물로 보냈다.
갑작스럽게 혼수를 처분하게 된 친구는 이참에 독립을 하겠다며 집을 얻어 나갔다.
친구의 홀로서기를 축하하며 조만간 집들이를 겸해 방문하여 실컷 수다나 떨어야겠다.
내일부터 7월이라니 정말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것 같아 겁이 나지만...
여름엔 너무 더워서 밖에 나가기 싫다 보니 의외로 일을 많이 하게 된다ㅋㅋㅋ 7~8월에 소처럼 일하고 가을에 놀러 가야징!
#한강 피크닉_뚝섬유원지
6월 초에 갔던 한강 피크닉!
지하철역 입구 근처에서 피크닉세트를 픽업할 수 있는 곳으로 골라 편하게 이용했다.
히비스커스 냉침 말고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제공했으면 더 완벽했겠지만... 샌드위치도 나름 맛있고 김밥도 나쁘지 않았다.
미세먼지도 없고 날씨도 맑고 정말 좋았던 날:)
#피아노 연주회
걱정했던 피아노 연주회도 무사히(?) 끝났다.
연주회장 그랜드피아노가 집에 있는 업라이트 피아노보다 구리다는 변수가 있었지만 그건 모두에게 똑같은 환경이었고, 그걸 감안하더라도 크고 작은 실수가 있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평소의 70% 퍼포먼스만 해도 성공한 무대라는데, 그럼 성공한 것 같기도.
아무튼 11월 연주회는 제대로 준비해서 나가야겠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
긴즈버그 책 읽고 내친 김에 영화까지 봤다. 남편의 외조에 감동, 사랑이 뚝뚝 묻어나는 편지에 감동.
#본진
우리 멋진 구오빠에게 하트 눌러 주는 낙으로 삽니다ㅎㅎ
#에피톤 프로젝트 라방
차세정 씨가 라방이라니!! 인스타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에피톤 라방이 떠서 틀어놓고 책 읽으면서 봤다-
예매했던 콘서트 날짜가 사촌동생 결혼식과 겹치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취소하고, 수령했던 표까지 등기로 되돌려보내며 아쉬워했는데 마침 막공 좋은 좌석에 자리가 나서 겟!
'유월의 고독회', 칠월에 보러 간돠ㅎㅎ
#라무진
피아노 연주회 끝나고 양고기 먹으러!
항상 땀 뻘뻘 흘리며 고기 굽느라 열심인 남친을 위해 고기를 구워 주는 곳으로 갔다. 직원분이 다 구워 주시는 덕분에 편하게 먹었다.
양고기는 사랑입니다♥ 비건 지향... 이번 생에 할 수 있을까ㅠㅠ
#빈로이
오랜만에 가도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빈로이. 대학원 동기들 만나서 수다수다!
#오징어나라_세꼬시 물회
동생이랑 마라샹궈 먹으러 가던 길에 갑자기 물회가 눈에 들어와서 고고-
무슨 물회가 4만원씩이나 하나 했더니 엄청 큰 그릇에 나와서 국수 사리를 패스했는데도 배가 부를 정도였다.
동생이 운전해야 해서 술도 한 병 안 마시고 둘이서 저걸 다 먹었다. 물회 먹으면서 소주 안 마셔 보기는 처음이라며ㅋㅋㅋㅋㅋ
#도토리편백집
사진으로만 많이 봤던 편백찜, 드디어 먹어 봤다. 이베리코 흑돼지 편백찜으로 주문했는데 예상했던 맛과 비슷.
공기밥이랑 김치찌개도 같이 나와서 맛있게 먹었다. 아기띠에 둘째를 안고 나온 친구와 함께 현실 결혼 생활과 육아 이야기를 들으며ㅠㅠ
요즘은 에고 인플레이션의 사회인 것 같아요. 나르시시즘이 너무 지나친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든 자기가 잘난 것을 보여 주지 않으면 성이 안 차는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가 돈이 많다는 것을 자랑하죠. 요즘은 승차감보다 하차감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차를 내렸을 때 사람들이 쳐다보는 차를 타야 한다는. 그런 게 얼마나 허영이에요.
내가 나의 삶으로서 증명할 수 없는 나의 진정한 자아의 빛을, 물건이나 돈, 인맥처럼 자신의 외적인 부분으로 대신 채워 넣으려는 보상심리가 너무 심한 거예요. 에고와 셀프의 문제이기도 하죠. 셀프가 더 중요하거든요. 원래 하나였지만 에고가 분리된 건, 문명 사회가 되면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남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것'과 '보일 수 없는 것'이 나누면서부터예요.
에고는 페르소나고, 셀프는 그림자거든요. 에고는 페르소나를 중시해요. 남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그래서 가면의 인격인 거죠. 가면의 인격에 가깝고. 대신 에고가 없으면 셀프도 없는데, 두 개가 가까워야 해요. 두 개가 너무 갈등하면 안 되는데, 사람들은 에고와 셀프가 너무 분리된 채로 사는 거죠. 그래서 학력을 속이고 이력을 위조하면서라도 자신의 에고를 빛나네 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미디어 중심의 사회가 되다 보니까 인스타나 페이스북에는 자기가 행복하고 좋은 모습만 올리잖아요.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매일 그런 식으로 갱신하고 있는데, 이건 굉장히 피곤한 삶이거든요. 항상 그렇게 멋지게 할 순 없고, 항상 보이는 것처럼 행복하지도 않고요. 고통스러운 것도 기본적인 세팅이고, 삶이라는 것도 원래 고통을 깔고 있는 거예요. 그림자와 함께할 때 나는 더 솔직해지고 진정한 나 자신이 될 수 있는데, 그림자는 자꾸 숨기고 콤플렉스나 트라우마는 끊임없이 어떻게든 위장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좋은 점으로 덮으려고 해요. 그러다 보면 에고 인플레이션이 되고 셀프는 위축되죠.
(중략)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나, 부모님의 인정을 받고 싶은 나, 사회화를 해서 어떻게든 그 사회가 요구하는 대세나 유행에 따라가는 나와 투쟁해야 해요. 투쟁해서 내가 정말로 되고 싶은 나는 무엇인지, 나의 블리스(Bliss, 타인의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내면의 희열)는 무엇인지, 나는 그림자는 무엇인지를 알고, 더 나은 나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 개성화거든요. 그런데 그 개성화가 안 된 상태에서 에고 인플레이션, 나르시시즘이 너무 강한 상태가 되면 사람들이 진정한 나에 대한 관심이 없고, 보이는 나가 전부가 되는 거죠. 너무 얄팍해지고. '어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겠어' 한다면, 그 사람은 셀프가 약한 거예요. 그러다 보면 오직 성공이나 효율성만 중시하는 사람들은 셀프가 위축되면서 개성화 과정이 멈춰 버리는 거죠.
좋은 내용이라 길지만 전부 받아 적었다.
#책읽아웃_기억나는 한마디
<스페인, 너는 자유다>에 안익태 작곡가의 아내분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남편이 떠난 지 오래되고 해서 한국말을 거의 잊어버렸는데, 그래도 기억나는 한마디가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손미나 작가가 뭔지 여쭤봤더니 "자기야, 이리 와."라는...
눈물이 왈칵 나왔던 이야기. 그냥 지나갔다가 나중에 다른 회차에 이 이야기가 또 나와서 생각난 김에 받아 적었다.
#책읽아웃_임진아 작가
임진아 - 딱 즐거운 만큼 무리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어요.
오은 - 무리를 할 수도 있지만 딱 즐거움을 잃지 않을 정도만 무리하고 싶다는 말이죠. 많은 프리랜서분들이 꿈꿔야 할 삶인 것 같습니다.
좋은 말이다. 딱 즐거울 만큼만 무리할 것!
#듣똑라_유색인종
유색인, 유색인종이라는 단어는 백인 입장에서 사용하는 인종차별적인 단어고, 특히 영미권에서 coloured란 단어는 20세기 말부터 사회적으로 사용이 금지되는 분위기래요. 앞으로 이 단어를 비백인으로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피드백 남깁니다.
번역할 때나 일상에서 사용할 때 주의할 단어.
#듣똑라_튜터링 김미희 대표
저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일기에 쓰거든요. 제가 왜 이 결정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 그때의 마음을 적어요.
훗날 지나서 보면, 제가 성격상 복기를 잘하기 때문에 후회되면 지난 메모를 들춰 보고 '아, 이때 이런 생각 때문에 결정했었지, 후회하지 말자, 지금 여기선 이렇게 결정하자' 이런 식으로 계속 레슨런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정말 재미있게 들은 김미희 대표 인터뷰. 방송 듣고 튜터링 가입해서 레벨테스트를 받았는데, 선생님의 코멘트가...
Mandarin is easy for you so I believe that English would not be a challenge for a passionate learner like you.
중국어는 지금도 어렵습니다만... 중국어 번역일을 한다고 했을 뿐, 쉽다고 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ㅋㅋ
아무튼 하반기를 맞이하는 이때에 다시 한번 새로운 마음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해 보자... 결제 버튼을 눌러라, 나야.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고매한 인격은 고독한 수행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얻어진다." p.20
나의 경우는 오전에는 선진국 버스기사였다가 오후에는 개발도상국, 저녁에는 후진국 기사가 된다. 친절은 마인드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p.23
원래 나쁜 기사는 없고 현재 그 기사의 여건과 상태가 있을 뿐이다. 누구나 잘하고 싶지 일부러 못하고 싶은 기사는 없다. p.44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 '저자 소개'보다 '역자 소개'가 긴 책은 재고의 여지 없이 무시한다.
= 어째서?
- 출판사와 역자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자세로는 양서가 나올 리 없지.
= 가차 없군.
- 많이 부드러워진 거야. '저자명'보다 '출판사명'이 크게 인쇄된 책들은 불매하던 시절도 있었어.
- 책 제목이랑 목차는 원서와 대조해 보면 좋다.
- 서문에 장별로 어떤 내용을 다뤘는지 압축적으로 제시한 책은 실패 확률이 적어. (그만큼 구조를 잘 갖췄을 테니.)
제자 히파소스가 무리수를 발견하자 피타고라스는 히사소스를 지중해에 빠뜨려 죽였어.
- 지도 교수가 대학원생 갈구는 건 2500년이나 된 인류 문화의 유산이니까, 찌질대지 좀 마.
- 독서 중독자들은 베스트셀러에 냉담하다. (어쩌다 읽은 책이 훗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조차 불명예로 여길 정도.)
"우리 모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또 어디쯤 서 있는지를 살피려고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읽는다. 우리는 이해하기 위해, 아니면 이해의 단서를 얻기 위해 읽는다. 우리는 뭔가를 읽지 않고는 배겨 내지 못한다."
- 알베르토 망구엘, <독서의 역사>
추천하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코멘트를 하던 병맛 만화. 몇몇 부분에서는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ㅎㅎ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나이 들면 말 걸어주는 게 감동이야.
무슨 말인지 몰라도 자꾸 나를 신경 써주는 것 같아서 좋았던 거여!
온몸이 찌릿찌릿 우주에 올라간 기분이야. p.207
젊었을 땐 (놀이공원에) 일하느라 못 갔고 나이 들어서 한 번 갔더니 내가 타고 싶은 거 탈라 하면 노약자라고 줄도 못 서게 하더라고.
나이 먹으면 놀 기회도 없다.
그때 딱 드는 생각이 '오메, 나는 인자 다 살았네'였다. p.222
나이가 들면 사람이 귀해진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은 하나둘 죽어가고
새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없고.
그래서 노인은 외로운가 봐. p.263
박막례 할머니 영상은 편들이 영업하려고(?) 자른 토막영상 본 게 전부지만, 책이 나왔다길래 구매해서 읽어 봤다.
읽으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울 엄마가 박막례 할머니의 삶과 비슷한 삶을 살았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할머니와 우리 엄마의 나이차가 딱 15살.
15년 후엔 울 엄마가 70대 할머니겠구나. 나의 70대는커녕 엄마의 70대도 그려지지 않는다.
#3층 서기실의 암호
그는 사리에 밝고 논리정연했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품의 소유자다. 식사를 겸한 접견일 경우, 그는 통역이 먼저 식사하라고 하면서 식사가 끝날 때까지 외국인에게 양해를 구했다. 좋은 분이라는 인상이 머리에 새겨져 있었다. 자신이 많은 활동을 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통역이 식사를 하든 말든 개의치 않고 이야기하는 다른 간부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p.104
태영호 전 공사가 본 황장엽 인물평. 밥통에서 넘치는 배려심을 보여 주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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