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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산책

  • 2019.08.0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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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산책 | 류영하 | 산지니 | 2019


흔히 영국은 홍콩에게 '민주는 주지 않고, 자유만 주었다'고 한다. 하기야 민주를 제공하는 식민지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p.12


주권을 돌려받은 중국은 15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마음에, 홍콩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다시 국민 만들기' 작업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조국'은 무조건적 복종을 강요했고, 홍콩 사람들에게 시시각각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되었다. p.14


홍콩의 시위 규모나 스타일에 대해서 관심 있는 독자는 일정을 맞추어, 6월 4일이나 7월 1일에 빅토리아공원으로 가보는 것도 좋겠다. 구경하는 여러분이 한국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크게 환영을 받을 수도 있는데, 홍콩인들은 시위 문화만큼은 한국인들의 단결력을 매우 부러워한다. 한국인들은 시위를 하면 무슨 결과를 얻어내는데, 자신들의 시위는 매번 아무 성과 없이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p.28


중국인들의 사원에 가면 그들이 사용하는 향의 크기가 한국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인들은 그 향의 연기가 기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하늘로 데리고 올라가서 신들에게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향의 연기는 많을수록 또 짙을수록 좋은 것이다. p.33


전 세계의 모든 유행을 가장 빨리 받아들인다는 홍콩이 한 대 한 대가 골동품 같은 전차의 운행을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관광객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전략 때문이다. 홍콩과 어울리지 않는 '느림보' 교통 수단일 수 있지만 홍콩만의 특징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p.78


어떤 지역이나 국가를 안다고 할 때, 그것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는 '그 나라의 음식을 마음대로 시킬 줄 아느냐'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중국에서 유학하는 한국 학생들과 식사할 때, 그들에게 음식 주문을 하게 한다. 그리고 주문하는 음식을 보고 중국에 대한 그들의 학습 정도를 짐작한다. p.115~116


홍콩은 우리 편이나 너희 편에 속하지 않는 '제3의 영역'이 광범위하게 존재했다. 사상이나 이념은 물론 국가나 민족까지도 강요받지 않을 자유, 그것이 보장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주권 반환 이후 홍콩사회가 나날이 삭막해지고 있다. 이제 홍콩 사람들은 '중국 편'인지 '홍콩 편'인지, '아군'인지 '적군'인지 밝히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사회가 '네' 편과 '내' 편으로 나누어지고 있다. p.174


1919년 '5*4 신문화운동' 이후 광동어는 표준어가 될 뻔했다. 광동어의 가장 큰 장점은 광동 출신이 수적으로 해외 화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그렇지만 성조가 9개라서 배우기 어렵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여 최종적으로 탈락했다. p.182


홍콩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자신들의 자아가 중국정부의 동화 정책에 의해서 완전하게 부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홍콩 사람들은 '원래 아버지 없이 자랐는데, 어느 날 낯선 사람이 나타나서 내가 네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상황'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p.186


중국인들은 홍콩인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은 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말한다. 너희들은 중국의 지원이 없다면 죽은 목숨이 아니냐, IMF 사태나 금융 위기 때 중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홍콩인들이 그렇게 잘난 척할 수 있겠느냐는 식이다. 실제로 홍콩의 경제 위기 때마다, 경기 진작을 위해서 중국 정부는 수천만 명의 관광객을 보냈다. 심지어 지금 홍콩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도움으로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굶어 죽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p.19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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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내가 홍콩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부랴부랴 찾아 읽은 책. 홍콩 시위는 '매번 아무 성과 없이 마무리되었다'고 했는데 이번 시위는 어떤 성과를 거둘지 궁금하다.


가끔 광동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광동어에 비하면 보통화는 너무나 쉽다'고 하니 포기다. 성조는 4성만으로도 벅찬데 9성을 어찌 배우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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