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27
#바쁜 8월
- 올여름은 생각만큼 덥지 않았지만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아서 바쁜 8월을 보냈다. 영상 수급 문제로 드라마 번역이 잠깐 중단된 사이 급행이 들어와서 실로 오랜만에 밤잠을 줄여가며 번역했다. 양이 많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 많은 줄 몰랐는데 정신없이 마감하고 정산하다가 깜짝 놀랐다. 아무튼 월초부터 수입을 왕창 올리고 시작해서 센터 요율로 단기 번역을 한 건 더 하고, 작업 중이던 드라마 마무리하고, 웹소설까지 마감했더니 벌써 월말이다.
- 모교에서 미디어 강의를 맡을 뻔하였으나 서류에서 광탈했다. 교육 경력이 없어서라고 한다. 강사법 적용으로 기준이 빡세졌다나. 박사 학위가 있었다면 사정이 달랐겠지만 박사 할 생각은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으며, 딱히 교육에 뜻이 있는 것도 아니라 크게 아쉽진 않다. 사실 대학원 다닐 때의 번역 수업을 떠올려보면 좋은 교수님(+강사님)들 만나 배운 게 많다. 실제로 졸업하고 나서 일할 때도 꽤 도움이 됐고. (물론 학비 아까운 수업도 많았다ㅋㅋ) 어쨌거나 수업을 맡게 되면 6년차 프리로서 생생한 실무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후배들로부터 신선한 자극을 받을 욕심도 있었으나 결론은 나가리ㅋㅋㅋㅋ
- 리코에 그린링을 꼈더니 초록색 스트랩과 어울려 너무 예쁘다. 요즘 같은 시국이면 구매를 보류했겠지만 카메라는 일본 제품이 아닌 대안을 찾기 힘들고(내겐 너무 먼 라이카) 기왕 산 거니까 열심히 쓸 생각. 초록초록한 여름이 가기 전에 사진 많이 찍어 둬야지:)
#아이패드 에어3
아이패드 에어를 에어3으로 바꿨다. 기존에 갖고 있던 아이패드 에어 보상가가 애플 공홈 기준 8.7만원이었는데 프리스비 가져갔더니 20만원이나 쳐 줬다. 덕분에 애플펜슬이며 보호필름, 케이스값을 벌게 되었다는ㅎㅎ
구독하는 메일링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이것저것 챙겨 보기도 편하고, 교정 보거나 스터디할 때도 좋다. 아직까지는 만족스러운 소비!
#롯데호텔 페닌슐라 라운지
남친 휴가를 맞이하여 평일에 빙수 먹으러 고고. 저녁 시간에 갔더니 사람이 없고 여유로워서 딱히 요청하지 않아도 창가 자리로 배정해 주셨다. 달다구리한 디저트들. 사실 너무 달아서 내 입맛엔 쏘쏘. 샌드위치와 스콘이 그나마 괜찮았고 나머지는 거의 맛만 봤다.
망고빙수라고 하기엔 망고가 너무 적게 들었는데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사람들로 바글바글하고 어수선하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서 다 용서가 됐다. 빙수 먹은 다음 차까지 마시고 났더니 해가 져서 청계천 걸으러 갔다. 모처럼 즐긴 평일의 여유!
#장군육회
유학 마치고 돌아온 사촌 동생 만나러 동생들이랑 간 육회집. 모란은 술집이 많아 미성년자를 데리고 갈 곳이 없다. 육회에 육전, 육사시미, 육회초밥, 육회물회까지 온갖 메뉴를 섭렵하면서 술은 한 잔도 안 마셨다는 사실! 내년을 기약하자...
#램브로
1년에 한 번쯤 만나는 중딩 때 친구랑 접선! 1년에 한두 번 만나 오랜만에 근황 공유하면 반갑고 좋다. 옛날 생각도 나고. 그 이상 만나면 아마 할 얘기가 없을 거야.
#서늘한 마음썰_106화
저는 가부장제 가족주의 사회에서 가장 간과되고 있는 관계가 우정이라고 생각해요. 사랑만큼 뜨겁지는 않지만 아주 장기간에 걸쳐서 많은 시간과 마음을 투자하는 관계잖아요. 어느 지점에 오면 더는 쿨해질 수 없거든요, 오래된 친구일수록.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오래된 친구일수록 마음과 마음의 날들이 만나는 부분들이 분명히 생기는데, 그걸 어떻게 다뤄 가야 할까.
끄덕끄덕.
#서늘한 마음썰_이슬아 작가
정말 필사적으로 읽는 것 같아요, 책을. 당연히 책 읽는 게 좋아서 읽는 것도 있지만, 안 읽으면 끝장이다 하는 생각으로. 왜냐면 내가 하루에 배출하는 텍스트의 양이 있는데 그것의 몇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것에 상응하는 양은 읽어야 구린 걸 안 쓴다, 조금이라도 발전이 있다는 생각으로 정말 책을 의식적으로 많이 읽어요.
정말 깊이 공감했던 부분. 요즘 재미난 드라마가 없다는 이유로 (영상번역가임에도) 영상을 멀리했던 나를 반성하며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더불어 <캠핑클럽>과 <삼시 세끼>도! 예능을 즐겨 보는 타입이 아니라 아직까지는 챙겨 보는 느낌이 강하지만, 어쨌든 영상도 책도 많이 보자고 다짐한다(웨... 웹소설도...). 자꾸 쓰는 표현만 계속 쓰는 거 같아 혼자 반성ㅠㅠ
#더플레이스
<엑시트> 보고 나서 간 현백 식당가. 올 때마다 느끼지만 여긴 주말에도 붐비지 않아 좋다.
폭탄피자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더군. 도우가 쫄깃쫄깃. 근데 확실히 요즘은 폭탄피자 먹는 사람이 없는지 서버분의 솜씨가 너무나 어설펐다ㅋㅋ
#분짜라붐
줄이 길 때 지나가면서 보기만 하고 한 번도 안 가봤던 분짜라붐. 동기랑 정자역 지나가다가 그냥 여기 갈까? 해서 들어갔다. 우린 에머이보다 분짜라붐인 것으로ㅎㅎ
#카페 코듀로이+흑화당
밥 먹고 카페서 잠깐 수다 떨다가 뒤늦게 합류한 동기 만나서 옆건물 흑화당으로 이동. 이날이 8월 18일이었는데 더위가 한풀 꺾여 테라스 자리에 앉아도 덥지 않았다. 나무는 여전히 초록초록한데 무덥지는 않은 늦여름이 너무 좋다. 9월에도 이런 날씨가 계속되기를.
#신도세기
당 줄이기 식단을 소화 중인 남친을 위해 고기 먹으러ㅋㅋ 깔끔하고 맛있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 많았고 대표 메뉴인 숄더랙은 7시도 안 돼서 매진이었다. 우린 다행히 일찍 가서 겟! 소개팅한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이는 옆자리 남녀의 어색한 대화를 들으며 우리의 지난날을 추억했다ㅎㅎ
#공포 마라탕
진짜 오랜만에 공포 마라탕! 예전엔 배부르다고 해도 서비스 팍팍 주셨는데 지금은 SNS를 타면서 핫플레이스가 되어 일찍 가지 않으면 줄을 서야 하는 맛집이 되었다. 나의 사랑 깐궈 갈비가 사라졌지만 깐궈 닭날개가 생겨서 맛나게 먹었다.
#듣똑라_북저널리즘 김하나 CCO
요즘엔 구독하는 게 너무 많다 보니까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의 장점은 이런 거 같아요. 대부분의 구독 서비스가 좋아하는 것, 좋아할 만한 것을 추천해 주거든요. 접속하면 제일 첫 화면에 나오기도 하고. 그런데 저희는 좋아할 만한 것도 당연히 추천해 드리지만, 거기에 더해서 안 좋아할 수 있지만 필요한 콘텐츠, 알아야 할 콘텐츠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사실 지금 콘텐츠가 너무 많이 쏟아지다 보니까 필터 버블이 더 강화되는 것 같아요. 내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것, 혹은 내가 좋아한다고 체크한 것들에서 오는 콘텐츠에 갇혀 있다 보니 그걸 깰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생각하고, 저희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생각해요.
저희가 원하는 건 북저널리즘을 구독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고, 내 생각을 가질 수 있고, 내가 다음 선택을 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향이 되는 거예요. 그러려면 좋아하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만 소개해서는 우리의 브랜드 가치, 미션을 실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저희가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 부분 말씀 너무나 공감해서 바로 북저널리즘 구독했다. 안 좋아할 수 있지만 필요한 콘텐츠, 많이많이 제공해 주세요ㅎㅎ
#책 이게 뭐라고_은유 작가
자사고 문제가 생기면 부모들이 나서서 투쟁하거든요. 특성화고엔 문제가 이렇게 많이 생기는데도 부모들이 발벗고 나설 수가 없어요. 다들 일하거나 잘 모르시거든요. 당신들도 먹고살기 바쁘고 생계 문제가 힘들기 때문에 관심을 못 가지세요. 그래서 악순환이 되죠. 우리 사회의 힘있는 사람들 자식들이 이렇게 죽었으면 이토록 방치가 됐을까요?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너무 힘들까 봐 못 읽고 있었는데 용기 내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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